Today's learning 080321

1. 비지니스는 전쟁이다. 가깝게는 사내에서부터 시작하여, 후엔 시장이라는 거친 필드에서 이루어지는.
일반 전쟁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적의 섬멸 보다는 내 편으로의 확보가 가장 큰 승리라는 것 정도.
(상품 기획에서 개발실 조져봐야 남는 건 자신의 기획을 실현할 의욕을 상실해 버린 맥빠진 개발자 밖에 없다)
뭐 따지고 보면, 예전 손자 어르신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전쟁의 상도라고 하셨으니
비지니스 전쟁이라고 해서 특별히 예외라고 생각할 필욘 없을 지도 모른다.

2. 비지니스 전쟁, 특히 사내에서의 전쟁은 이메일, 전화 통화에서 부터 공식적인 미팅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일어난다.
좀 유난스러운 면도 없지 않지만, 상급자에게 메일 한통, 품의서 하나 쓰는데 하루가 걸리며, cc에 누구를 넣을지에 대해
반나절은 고민한다는 모 그룹장의 발언도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가 항상 신경쓰는 것은 보고 받는 사람이 이 문장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이며, 
이렇게 쓴 메일과 품의서가 훗날 일이 잘못 되었을 때 자신에게 '책임'이라는 족쇄로 돌아오게 하지 않기 위해
정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어떻게 보면(아니 사실이 그렇긴 하다) 지나친 보신주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기업이라는 정글의 세계. Top에게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바로 그 자리에서 목 날라갈 수 있는 흉험한 세계에서
그 정도 주의력은 노력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생존의 본능에 가깝다.

물론, 개인의 조직에서의 생존을 위해 하는 대부분의 행동들이 해당 조직의 생산성이나 성과에는 별로 좋은 영향을 못 미치는 게
(아니, 사실 대부분이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문제긴 하지만.

3. 보고자는 만반의 준비를 다 해서 전장에 나가야 한다. 이 전장의 무기는 말빨이요, 방패는 Data, Fact, number다.
(때론 이 둘의 관계가 바뀔 때도 있겠지만, 대체로 일 추진은 말빨로 하고 디펜스를 자료와 숫자로 하는 사람이
그 반대로 자료와 숫자로 일을 추진하고 말빨로 디펜스를 하려고 하는 사람보다는 가치창조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

사내 전투에서는 대강 적/아가 사전에 구분되기 마련이며, 상대방의 공세가 대강 어떨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상대방의 공세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모든 장표에 전달하고자 하는 명확한 Governing Message와 이를 fully back-up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놓는다면
이건 마치 전신갑주를 두른 기사와도 같아서 적들은 항전의지를 포기한 채 top뒤에서 우릴 따라 올 수 밖에 없다.

4. 문제는 세상에 이런 보고서를 만들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
비지니스의 정글은 노련한 포수에게도 언제나 미지의 영역이 남아 있는
말 그대로 불가지론이 정설일 수 밖에 없는 미궁과도 같은 곳이다
(때문에 유능한 컨설턴트와 능력있는 비지니스맨은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만큼이나 다른 영역의 인간들이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는 매우 비슷한 아이돌 그룹아니냐는 생각이 들거든..
주변에 일코중인 덕후들에게 이 둘의 차이를 물어보거나, 본인의 포스팅을 기다려 보길..)

주어진 시장 data에 대한 합리적/논리적 접근만 가지고선 customer의 복잡한 마음을 파고 들 수 있을리가 없다.
1+1 = 2 라는 것은 나도 알고, 경쟁자도 알고, 무엇보다 소비자가 알고 있다.
때론, 너무나 당연한 상식을 실천하는 것이 위대한 도전인 시장도 있겠으나..
소비자는 자신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가치를, 아니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원해 왔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잠재적인 이상형을 제시하는 플레이어에게 top tier, 1st tier의 지위를 허락한다.

5. apple과 google에, 우리의 IM이니, GBM이니 하는 마케팅 조직이 있을까?
아니 우리와 같은 상품기획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을까?
그들은 자신의 고객을 어떻게 정의할까.

아무런 정보없이 그냥 해보는 예상이지만, 최소한 현재 elec device와 IT의 global top tier인 그들은
왠지 STP는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보고 있으면 STP관점이 잘 안 잡히기 때문이다.
아니 STP관점에서 분석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건 단지 해설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경영학 수업을 통틀어 가장 선명하게 기억이 남는 말은..
경영학(자)은 본질적으로 운동 해설(가)과 같다는 조동성 교수의 뼈있는 농담이었다.

프로 게임팬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상황들이 있다.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프로 게이머의 묘한 컨트롤, 혹은 판단에 대해
해설자들이 온갖 시나리오를 가정하며 해설을 한 후 나중에 게이머에게 직접 물어보면
'그냥', '왠지 해야 할 거 같아서', '아무 생각 없이'라고 대답하는 비중이 꽤나 높다.

그 아무 생각없이 왠지 해야 할 거 같은 그 느낌, 논리적인 분석의 세계를 뛰어 넘는
본능과 통찰이 없이는, 고객의 자체 인식내에 존재하는 단절을 뛰어넘을 수가 없다.

6. 뭐 물론, 아직 햇병아리 상기인, 마케터이기에 STP에 대해 아는 바는 쥐뿔도 없지만.
앞으로 몇 년은 같이 해야 할 tool에 대해서 벌써부터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는 것은..

궁극적으로 Frame은 그걸 통해 세상을 바라 볼 때보다
그것을 벗어나서 세상을 바라 볼 수 있을 때 더 크고 풍부한 의미를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창틀을 통해 바라본 세상보다는, 그 창문을 열고 몸을 한껏 공중에 기대 바라보는 세상이 더 아름답지 않은가

결국 초식은 초식을 잊지 위해 익히는 것이다.
결국 화두는 화두를 내려 놓기 위해 드는 것이다.

서투르게 득도연 하려는 생각은 없다. 나의 지향이 그렇다는 것이고.
아직 의천도룡기의 장무기처럼 초식을 잊어가는 경지를 말하기엔
현재 나의 양가, 황룡식, 신권은 모두 저질이다 못해 저열한 수준이다.

MIT에서 Ph. D를 하고도 신입 컨설턴트 시절, 항상 2시간 더 남아
매킨지의 모든 프레임웍을 분해하고 결합했다던 오마에 겐이치의 분발심이 지금 나에겐 필요하다.


by addict | 2008/03/21 22:31 | 會社武林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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