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

다시 다x어트 모드다.
주말에 양복 사러 갔다가.
허리를 쟀는데...그 수치가 무려...

..공개할 수 없다.

암튼 그 수치를 들은 마님.께서는 좀 충격받으신 듯 했고.
이후 우리의 대화는..

"이제 누가 오빠에 대해 물어보면 확실하게 뚱뚱.하다고 말해줄 수 있겠네.."
"....."

(에스컬레이터에서 우릴 보며 샤방하게 웃는 아가를 보며)
"아유, 이뻐라. 근데 얘. 이 아저씨 허리가 xx래. 디게 뚱뚱하지?"
"....."

(적고 보니 이건 대화가 아니군. -_-; )

마침 DASA 선배형이 반식 다이어트 성공한 인증샷을 올리셨길래.
그 날 저녁부터 다시 다이어트 돌입했다.

반식 다이어트의 기본 취지는 내가 또 한 때 혹했던 음양이식 다이어트와 기본적인 세계관을 공유한다.

현대인들은 현재 영양과다 상태라는 것.

너무나 식습관이 풍요로워 졌기 때문에 남는 열량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적게 먹으면 몸이 그에 맞게 효율적으로 변한다는 것.

******

효율성의 문제는 궁극적으로 절실함의 문제다.
절실하면 효율성이 극대화 되고, 절실함이 떨어지면 낭비를 비롯한 각종 악덕이 달라 붙는다.

가장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예는 마감전 벼락치기.
얼마나 1분 1초가 아쉬운가.
그 때의 그 절실함 속에서 어제 자버렸던 시간과 웹 서핑하던 시간을 원망해 보지만.
문제는 다시 여유가 생기면 또 다시 같은 싸이클을 반복하게 되는 거지

절실함에 대해 대한민국 남자들은 대부분 한번씩 경험하게 된다.
군대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넘버 1 대화 소재인 것은.
이 풍요의 시대에 가장 절절하게 절실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다른 이유도 많겠지만)

훈련병때는 얼마나 'THE CHOCOPIE'가 그리웠던가.
진짜 백만금을 주고라도 사고싶었던 초코파이 한상자였다.

샤워는 또 어떻고.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내 수양록에는..
'틀어!', '잠궈!' 속에 겨우 따스운 물 쬐면서 고양이 샤워하다가..
옆에서 빨래하고 있던 기간병의 빨래감을 보며..
너는 그래도 나보다 더 따뜻한 물을 많이 맞는 구나..부럽다..
했던 감상이 남아 있다.

자유시간 1분 1초도 아까워
불침번 서게 되면 눈치보며 좌우남작미를 연공하기도 했고
정말 내가 그동안 흘려보냈던 시간들이 너무너무 아까웠으며
이런 이등병 정신을 앞으로 평생 간직한다면 내 인생은 성공할 수 밖에 없다.라는
희망에 부풀었었다.

*****

절실했던 초심이 어느새 낭비라는 악덕에 붙잡혀 뒤룩뒤룩 해지는 이유는..

'識' 때문 일 것이다.
나의 조야한 유식불교 이해에 따르면.
眞我는 식이라는 놈들에게 둘러쌓여 있다.
몇가지 단계로 구분되는 이 식.이라는 괴물은.
내가 세계를 정관.하는 것을 방해한다.
식.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필요를 넘어서는 欲.이다

정신.을 놓고 있으면 식.의 왕성한 식욕은 우리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그래서 우린,
필요이상으로 먹고
필요이상으로 떠들고
필요이상으로 고민하며
필요이상으로 사들인다.

오늘 나의 언행중에..
정말 절실한 필요에서 나온 것들은 얼마나 될까.

한번 식.에게 컨트롤을 넘겨 주고 난 다음에는.
그 녀석의 무한 자기 증식욕구에 휘둘리게 된다.
그래서 지금 당장 절실한 것이 아닌 것들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음식이 그렇고,
잠이 그렇고,
재미가 그렇고,
고민이 그러하며,
딴 짓이 그렇다.

이제 더 이상 절실할 수 없는 순간이 되서야
(그나마 더 폐인이 되면 이런 자기경보 시스템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
정신이 들고 집중이 되며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며 미친듯이 자기를 밀어 붙일 뿐.

******

유난히 환경과 그 변화에 초조해 하는 지금 내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과연 지금 나는 가장 절실한 것을 하고 있는가?
나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 까먹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단순히 식.을 살찌우게 하는 자위에 지나지 않는가?

고민하고 두려워 하고 걱정하기 이전에
내 자신부터 찾자.
머리를 비워 절실한 것을 찾고
그것을 행하자.

절실한 것들에 집중할 수 있다면
또, 절실해야 할 것들에 대한 초심을 잊지 않고 산다면.
어느새 내 몸과 마음 모두 다 날씬해져 있을 것이다.

by addict | 2007/08/29 13:31 | 잡설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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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ybe at 2007/09/01 12:22
나무는 가만히 있고싶지만, 바람이 놔두질 않죠...
점점 쉽지 않아 지는 듯한.
행운을 빕니다.
Commented by addict at 2007/09/01 19:53
maybe/좋은 결과 나오면 신고하겠습니다. ^_^

wow. 제목을 다.이어트로 해놓으니 스팸이 장난 아니네요. 쿨럭
Commented by 마님 at 2007/09/24 16:24
반식법.
지켜주지못해 미안해..시리즈.ㅋ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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