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05일
디 워 호평의 3단계 발전론
스타크래프트의 저그 테크트리에 따르면
해처리(감동)-레어(애국)-하이브(집착) 되겠다.
1. 감동
- 주류에서 외면받아온 개그맨 심형래가 모든 편견과 환경적 열악함을 극복하고
주류에서 달성하지 못했던 수준을 성취해 냈다.
한 인간의 불굴의 의지로 일구어낸 성공 스토리에 감동받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심형래라는 대상에게 기본적인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
그의 현재 성취에 감탄하고 감동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성취라는 것이 CG구현 및 연출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영화라는 컨텐트 안에 그 부분에 대한 배점을 얼마나 줄 것이냐를 놓고
사람들은 설왕설래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감동의 인간승리 스토리 중 비슷한 것이
한동안 인터넷에서 회자되었던
폴 팟츠의 스토리일 것이다.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외모의 평범한 핸드폰 판매원의..
놀랄만큼 인상적이었던 아리아..
나도 처음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정도였으니.
(물론 나중에 보니 순수 아마추어는 아니어서 감동이 반감되었지만)
여기서 제기 될 수 있는 문제는
영화 외적인 요소가 영화 평가에 개입되어야 하느냐의 문제다.
텍스트 자체의 완성도를 가지고 평가하려는 쪽과
(다시 반복해서 말하자면
완성도.라는 잣대안에는 여러가지 하위 기준이 포함되어 있고
스토리-연기-연출-특수효과라는 각각의 요소에 대한 배점 문제도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다)
인간 심형래의 도전기라는 컨텍스트를
텍스트 평가에 포함시키려는 쪽 간의 논쟁이 치열하다.
폴 팟츠의 스토리에도 비슷한 류의 논쟁이 있었다.
배경 스토리(당시로선 걍 평범한 핸드폰 판매원으로 알려졌었으니까)를
고려한다면 대단한 성취이지만..
오페라 가수의 역량이라는 측면에선 평범하다...등등
사실 이 부분은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옳다.라고 할 수는 없는 문제다.
각자 취향에 맞게 감동을 받거나 비판을 하거나 선택하면 되는 문제일 뿐이다.
2. 애국
- 디 워와 심형래가 자랑스럽다.
애국심 마케팅이 불쾌하다는 사람들에게 디 워의 호평자들은
난 그냥 영화가 재미있어서 재미있다고 할 뿐인데 왠 애국심이냐!라고 항변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애국, 애국심은 그리 거창한게 아니다.
국가 혹은 국적을 기준에 놓고 사고하고 판단하고 수용하는 게 애국적인 관점이다.
감동은 인류보편의 영역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 '자랑스럽다'라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 부터
그 감정을 '애국심'이라는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자랑스럽다 는 감정속에는 디 워-심형래가 나랑 같은 편이라는
구분이 들어가고, 그 구분의 기준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의 예를 들자면..
난 '박빠', 즉 박지성 빠돌이다.
나에게 있어 축구 게임은 박지성이 나오는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으로 구분되고
나에게 있어 축구 팀은 박지성이 속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으로 구분된다.
그래서 나에겐 맨유와 한국 국대가 동급의 팀이 되고
박지성이 없는 국대 경기는 그다지 별 흥미가 없다.
그러나, 내가 박지성에게 가지게 되는 이런 빠심..은
그의 뛰어난 기량과 감동적인 성공 스토리,
훌룡한 인품에 대한 감탄과 감동으로만 형성된 것이 아니다.
세상 축구선수들에 박지성보다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는 부지기수며
박지성만큼 감동적인 성공 스토리를 가진 선수들도 많고
(한국 축구환경이 열악하다 한들 아프리카만 하겠는가)
박지성만큼 겸손하고 성실한 축구선수도 많지만..
결국 박지성은 한국인이고 나는 그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내가 존경해 마지 않는 긱스에게 드로잉을 할 수 있는 그가 자랑스럽다.
반면, 폴 팟츠의 노래에 감동을 받은 사람들 중에 그가 자랑스러운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런 애국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에 대한 호오는 충분히 논쟁거리가 될만하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결론은 역시 또 개인 취향에 따라 갈리기 마련이고
어느 쪽이 특히 맞다/틀리다 할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결과론적으로 보면..현재 한국에서 이 전략은 매우 유효하며 성공적인 전략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마케팅을 할 수 없는 미국시장에선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은 남지만.
3. 집착
- 디 워를 비판하는 사람 모두 다 버로우!
사실, 1-2단계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될 것 없다.
원체 민족주의-국가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이다 보니
누구나 일정정도는 그런 감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애국.이라는 감정이 타자에 대한 배제의 수단으로 쓰일 때
항상 폭력으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디 워와 심형래에 대해 감동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디 워의 영화적 완성도가 한심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고
애국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못 마땅한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린 애국이라는 감정이 의제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폭력의 근거로 활용된상황을 일찌기 경험한 적 있다.
바로 그게 황우석 사건이다.
디 워 논쟁을 통해 황우석을 떠올리는 이유는
분명 심형래와 황우석이 내놓는 결과물의 진실성이 다름에도
대상을 둘러싼 담론의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어디서 황우석의 거짓말로 점철된 환상의 줄기세포와
현재 당당히 개봉해서 상영되고 있는 디워를 똑같이 취급하냐..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해일뿐.
모든 형태의 애국심 자체는 숭고하다면 숭고할 수 있는 감정이지만
폭력으로 변질되는 순간, 그 때부터는 통제가 불가능한 광기의 영역에 진입한다.
이 영역에 이르르면, 폭력을 행사하는 본인 스스로 자신이 폭력을 행사한다는 자각이 없어지며
심지어는 그런 폭력을 자각함에도 그것이 오히려 자신의 행위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애국을 배제의 근거로 사용한 예 - 2
사실, 1번과 2번에 속하는 사람들은 디 워 열풍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오버스럽다! 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2단계는 항상 3단계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가능성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은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그런 의미에서 디워 열풍에 대한 걱정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줄 요약
-디워와 심형래에 대한 감동도 좋고, 애국도 좋지만, 집착은 플리즈 스탑.
# by | 2007/08/05 12:29 | 잡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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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따라 표출하는 공격성의 정도가 좀 다를 뿐...
거의 같은 내용으로 포스팅할까 했는데 쓸 거 없이 그냥 (괜찮으시다면) 추천해도 되겠네요.
...그러나 저는 가입시기가 2주 늦어서 추천 자격이 없더라는... orz
- 여기서는 첨 뵙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차피 딴데서도 인사는 못 드렸군요. ^__^;)
충격님 블로그는 링크와 rss구독을 통해 평소에 잘 보고 있습니다.
DP에 올린 버전을 조금 개선시켰는데 나아졌지는 모르겠네요.
진짜 1500개 스크린인지.어쩐지.그것부터가 문제고.과연 결과가 어떨지도 그렇고..
정말 광화문 네거리에 나와서 할복하라고 할지도..-_-;
전 그래도 결과가 좋았으면 합니다만 국내와는 달리 배급사가 조금 불안해 보이네요.
addict님께서 기여(?)하셨군요..
오늘 리퍼러를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디 워에 대해 별로 안 좋은 이야기 써도 평온하기만 마이너 블로그인데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