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04일
D-war를 둘러싼 몇 가지 풍경들 - 1
전제1)
- 나는 D-war를 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볼 생각이 없다.
보기 싫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1) 이미 D-war를 둘러싼 여러 담론에 심취하느라 D-war를 순수하게 즐길 수가 없는 상황이다
2) D-war를 호평한 사람들도 '트랜스포머'보단 못하지만..수식어를 포기 못하더라.
난 트랜스포머를 보면서도 졸았고..-_-;
다음 스켸쥴에 쫓겨 클라이 맥스의 중반부에서 극장을 나와야 했을 때도 전혀 아쉬움이 없었었다.
그것보다 못한 영화라면 시간낭비에 불과하다
3) 워낙에 민망한 것을 못 견뎌하는 성격이라
(신기하게도 본인의 민망함은 잘 참는데 화면에 표현되는 타인의 민망함은 잘 못 견딘다)
D-war 초반부의 민망함을 견딜 자신이 없다
등등이 그 이유들이다.
전제2)
- 여러 평을 종합했을 때 D-war의 모양새는 이래 보인다
호평과 혹평 모두에서 공통점만 추렸으므로 틀린 말은 없을 것이다
1) 스토리 : 장점 - 한국의 전설을 현대에 접목시켰다는 점
단점 - 단순하고 뜬금없다
2) 연출 : 그런거 없다
3) CG : 영화 한편에 베타버전부터 완성본까지 모두 등장한다고 함
(만화와의 퓨전? 왜 장편만화보면 앞권 작화와 종반부 작화가 확연히 차이 나지 않나)
첫번째 풍경 : 기존 충무로 세력 + 평론가 집단 vs 심형래 + 영구아트무비 + 디-워
여러 논쟁구조중에 비교적 사실 관계가 명확한 논쟁임에도
워낙에 음모론을 좋아하는(아니 좋아할 수 밖에 없는)
한국 사회 구조덕분인지 꽤나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구도다.
여기에 대한 통렬한 풍자글(그 평행우주에 대한 고찰)도 있지만..
아무래도 심형래 감독에 대한 이미지가
'기존의 무능력하고 이기적인 기득권 세력의 바깥에서 자기만의 길을 걸어온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다 보니 가능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1) 기존 충무로 세력?
이 음모론은 심형래 감독이 적극적으로 유포시킨바가 크다.
이건 역사적으로 보면 맞는 이야기다.
그동안 심형래 감독의 영화는 제대로 된 배급사를 가지지 못했고
덕분에 각종 회관에서만 상영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이 때 축적된 한이 심감독에게 깊은 상처가 되어
지금에 와서도 현재에도 그런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현재 D-war를 배급하고 있는 '쇼박스'는
인디 배급사가 아닌, 메이저 중의 메이저다.
도대체가 '충무로 세력'이 어떤 실체를 가진 세력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세력이 있다고 전제한다면 쇼박스는 그 세력의 가운데 토막으로 불려야 한다.
현재 쇼박스는 Film 2.0과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는데
(이 불편한 관계는 D-war와는 상관없는 문제다)
쇼박스가 Film 2.0을 다루는 방식은 삼성이 시사저널을 다루는 방식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으며
그런 쇼박스와 손을 잡은 심형래 진영은 약자가 아닌 강자의 위치에 있다.
'기득권으로부터 핍박받는 아웃사이더'는 심형래 진영이 만들어 낸 브랜드 이미지 일뿐이다.
2) 평론가 집단?
대체로 많은 평론가들이 D-war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을 '기득권 세력의 견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완벽한 오해다.
D-war가 평론가 집단으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는 어떤 집단적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D-war라는 영화 자체가 평론가 집단으로부터 호평을 받기 불가능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소설에 비유하자면, D-war는 '귀여니 소설'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글들을 읽어보면 D-war팬들을 '수쥬'팬이나 '황우석'지지자들과 비교하는 부분에서
대부분 흥분하던데, 왠지 이 부분도 D-war팬들의 공분을 자아낼 듯 하다. -_-;)
귀여니 소설은 해당 팬층(주로 특정 연령대)에게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그들에게는 귀여니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소설은 없으며
그녀의 표현은 무척이나 참신하고 심금을 울린다.
특히나 주제의식에 있어서 그 세대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귀여니의 소설이 문학평론가들의 호평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아니 그 이전에 진지한 평론의 대상이 될 수라도 있을까?
기본적인 상식을 갖춘 성인이라면, 귀여니의 소설이 진지한 문학평론의 대상이 되기 힘들다는 것을 안다.
다른 무엇보다 귀여니의 소설은, 문학평론가들이 소설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는
'문장'이라는 요소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문법에는 맞아야 읽을 것 아닌가.
문장을 국어책이 아닌 인터넷에서 배운 귀여니의 소설은 평론가들에겐 소설이 아닌,
그 세대만이 즐길 수 있는 '이야기'에 불과한 것이다.
같은 도식이 D-war의 평론에도 적용된다.
심형래 감독은 영화 연출을 제도권에서 배우지 못했다.
차라리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처럼 영화를 비디오를 통해서라도 배웠으면
현재와는 다른 모습이 되었겠지만..
심형래 감독의 영화 연출 스승은 바로 전설의 '남기남' 감독이다.
심형래 감독 영화의 공통 DNA인 '연출 부재'는 바로 남기남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3일만에 영화 한편을 뚝딱 찍을 수 있었던 남감독의 수제자인 심형래 감독에게
영화 연출이라는 것은 별 의미가 없었다.
남기남 감독과 심형래 감독의 차이는 'CG'에 있다.
CG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선 돈과 준비기간이 더 필요했기 때문에 제작기간이 길어졌던 것이다.
다른 제도권(혹은 통상적인 영화교육을 받은) 영화 감독들이
치밀하게 스토리 보드 구상하고
최상의 연기를 끌어내기 위해 배우들과 며칠씩 리허설 하고
몇 초짜리 장면을 위해서 수십번의 테이크를 반복해서 가고
화면이 잘 붙게 하기 위해 컷팅 지점을 고민할 때
심감독은 그 과정의 시간들을 모두 CG제작기간으로 환산했다.
따라서, 관객들의 영화평들을 보면 화면 자체가 잘 붙지 않는 장면들이 속출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으며,
기본적인 영화 문법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은 심감독의 여러 인터뷰에서도 잘 들어 나고 있다.
(실사 장면 찍을 때 미국 스텝들이 감탄할 정도로 빨리 찍었다. 제작 기간 늘어나면 그게 다 돈이다..는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다
본인은 자랑하느라 한말이었겠지만, 정말 남기남 감독의 충실한 계승자다운 발언들이다)
이렇게 영화의 기본을 무시한 영화를 평론가들이 지지하는 경우는
그런 파격이 새로운 예술적 지평을 열었을때야 가능한 일이다.
물론 새로운 예술적 지평의 개척이 D-war의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평론가들의 혹평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일 뿐, 어떤 집단적 이해관계가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결론 : D-war의 배급사가 바로 그 기존 충무로 세력이다
평론가들의 혹평은 논술 시험에 귀여니 소설의 문체로 답안을 적어 냈을 때
받게 될 점수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p. s :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았다고 컨텐트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D-war는 비평적 가치를 위해서가 아니라 시장에서의 승리를 위해 만들어진 작품 아니던가.
현재로선 그 전략적 목표의 달성에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p. s 2 : D-war의 공과 과를 가장 입체적으로 잘 표현한 리뷰가 있어 링크한다.
우리영화의 성장 "디워 만세, 심형래 만세"
사람들이 심 감독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심 감독이 개그맨 출신이라서가 아니라 영화를 못 만들기 때문이다. 제작자로서의 위대한 능력과 감독으로서의 연출력 사이에 심대한 괴리가 있다. ->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다
두번째 풍경 - 노이즈 마케팅? 애국심 마케팅? 허풍과 허세? : 도올 김용옥과 심형래
세번째 풍경 - 지지와 반대의 다양한 스펙트럼
# by | 2007/08/04 03:47 | Review - Soft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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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만드는 사람이 좋은데... 저도 역시 구식이죠?
영화만 남기남 감독님께 안 배웠어도 거목이 될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도 링크 및 RSS등록 신고합니다. ^_^